Issue Brief: 기후위기와 티핑 포인트(읽기 버전)

민정희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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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최선형 (ICE네트워크 정책기획위원)


기후위기는 수많은 연속적이고 점진적인 변화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 해양 속 열에너지의 양 증가,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가 눈앞에 드러났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지구가 파괴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50일이 넘는 사상 최장 기간의 장마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자 기후위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점차 많아졌습니다. 특히 많은 인명피해와 수많은 재산 피해는 우리가 살아가던 일상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으로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재난재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시아 일대의 폭우 피해뿐만 아니라 8만 년 만의 고온 현상을 겪는 시베리아, 유럽의 불볕더위, 끝나지 않는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단지 2020년에 한정된 재난 피해가 아니라, 앞으로 점점 심각한 양상으로 우리를 위협할 것입니다. 특히 몇 년 동안 아시아의 강우량은 점차 증가했고,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홍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나사(NASA)는 최근 아시아의 폭우 원인을 지나치게 강한 몬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몬순은 중위도에서는 익숙한 대기 순환 패턴으로, 계절적 변화와 함께 발생합니다. 매년 6월과 9월 사이에 몬순으로 인해 형성되는 장마 전선은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가 아시아 대륙의 강우 패턴에 영향을 미쳐,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큰 극한 비가 발생하는 빈도를 증가시켰다고 말합니다. 


UN에 따르면 지난해 2018년 방글라데시, 인도, 미얀마, 네팔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최소 6백 명이 숨지고, 2천 5백만 명 이상이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남아시아 전역에서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홍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한, 기후 연구자들은 수십 년 안에 인구 1억 6천만 명 이상의 방글라데시에서 온난화 기후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의 10% 이상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재난 피해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재난 취약계층의 대다수는 사회경제적 약자입니다. 재난 피해로 몇 차례나 삶을 처음부터 재건해 온 이들은 올해에도 또다시 삶의 터전을 다시 잃었습니다. 그들은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대피소에서 코로나 19에 노출될 위험성까지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적인 기후의 기록이 깨지면서 누적된 영향은 지구 시스템의 근본적인 부분을 극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이렇듯 작은 변화가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바꿔버리는 임계값을 의미합니다. 마치 놀이터 미끄럼틀에 앉은 아이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을 멈추기에는 너무 늦은 지점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임계값을 통과하면 아이는 불가피하게 미끄럼틀의 맨 위가 아닌 맨 아래를 향해 계속 내려가게 됩니다. 절벽 가장자리로 다가갈수록 무작위 돌풍이 불어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처럼, 1년 동안의 높은 해양 열기가 수십 년 동안 혹은 영구적으로 거대한 산호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단 돌이킬 수 없는 티핑포인트를 지나면 시스템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고, 상당 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기후 연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임계연쇄반응인데, 기후위기에 관한 여러 지표가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증폭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그린란드 빙상은 2019년 한 해 동안 역대 가장 많은 유실량(5,320억 톤)을 기록했는데, 얼음에 매장돼 있던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방출되면서 임계연쇄반응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과학과 기후정책,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영국의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에서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잎마름병, 서남극 빙하의 손실, 산호초 소멸 등 티핑포인트의 9가지 예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Carbon brief (2020.2.10.) 「Explainer: Nine ‘tipping points’ that could be triggered by climate change」)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인도 몬순의 변화도 포함됩니다. IPCC의 1.5℃ 특별보고서는 아시아 몬순의 강도가 인도양과 아시아 대륙 사이의 압력 변화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육지 지역이 바다보다 더 빨리 온난화되면서, 더욱 따뜻해진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하게 되어 최대의 강우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2014년에 발표된 IPCC의 5차 평가 보고서에서는 몬순 강수량이 더욱 심해지리라 전망하며, 많은 지역에서 장마가 길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티핑포인트는 지구 시스템의 물리적 변화를 설명하는 것 외에도 종종 긍정적인 방식으로 인간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최악의 기후위기를 피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나 인센티브제도 등이 바로 그 예입니다. 매연기관 자동차 판매가 최고조에 이르고,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해 가격 하락이 임박한 상태를 뜻하거나 재생에너지원 발전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치적 개입이 바로 긍정적인 티핑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티핑포인트라는 용어는 종종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묘사하는 상황에 두루 사용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티핑포인트는 아주 명확합니다. 


2015년 파리 협정에서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 발행된 IPCC 특별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국가들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적어도 3℃의 온도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티핑포인트로 언급된 증거만으로도 우리는 비상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지구 행성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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